한국인 10명 7명이 칼슘 부족이라고?
영양 과잉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국인의 칼슘 영양상태는 '부족한 상황이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0명 중 7명에게서 칼슘 부족이 나타났고, '식사를 통한 칼슘 섭취' 또한 매우 부족한 상태로 밝혀졌다. 뼈와 치아의 구성요소이자, 근육과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 영양소, 칼슘. 인스턴트 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의 유행으로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는 칼슘 섭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한국인의 칼슘 섭취 현주소
한국인에게 특히나 부족한 영양소가 있다. 바로 칼슘이다.
한국 성인 기준 칼슘 권장 섭취량은 하루 700~800mg,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은 남자 700~1,000mg, 여자 700~900mg, 임신부와 수유부, 골다공증이 있거나 폐경 전·후에는 1,000mg 이상의 칼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 세대에 걸친 우리 국민의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 대비 고작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 68.7%에 불과했다.
특히 한창 성장기인 12~18세와 뼈가 약해지기 쉬운 65세 이상 등, 뼈 건강을 더욱 신경써야 할 연령층의 칼슘 부족이 오히려 심각한 상태로 드러나 칼슘 섭취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 상황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부족한 칼슘이 뼈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인의 칼슘 섭취 부족은 골다공증 환자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의 관련 통계를 보면 2016년 85만 명이었던 골다공증 환자는 2019년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연평균 6%가량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칼슘은 왜 중요할까?
칼슘의 중요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칼슘의 역할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대부분 알다시피 칼슘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해주는 물질이다. 우리 몸의 칼슘 중 99%가 뼈와 치아를 형성하는 데 쓰이지만, 칼슘의 역할이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다. 나머지 1%의 칼슘은 혈액, 체액, 근육 등에 존재하며, 심장박동, 혈관과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신경자극전달 등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끊임없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도 근육에 경련이일어나지 않고, 상처가 나도 피가 빠르게 멎으며, 심혈관질환 발생 확률까지 줄이는 데에 칼슘이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면 칼슘이 얼마나 중요한 영양소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몸에서 칼슘이 부족하면 근육 경련이 나 손발 저림, 관절염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여름철 모두가 희망하는 건강한 몸매 만들기에도 충분한 칼슘 섭취가 필수다. 칼슘 부족은 비만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기 때문. 칼슘은 지방이 우리 몸속에 흡수되지 않도록 억제함과 동시에 지방 대사를 촉진해 지방이 덜 쌓이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 칼슘이 부족해지면 지방 축적에 가속도가 붙어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루에 필요한 만큼의 칼슘 섭취량을 잘 지키면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하자.
생애 주기마다 반드시 필요한 칼슘 섭취
칼슘은 남녀와 생애주기에 따라 흡수되는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생후 1년의 영아기 동안 가장 높은 비율로 칼슘이 흡수되고, 사춘기 때도 비교적 칼슘 흡수율이 높은 편이다. 성인 여자의 칼슘 흡수율은 평균 30% 정도인데, 임신을 하게 되면 필요량이 늘어 칼슘 흡수율이 증가하기도 한다. 생애주기 중에서 급성장기와 폐경기, 노년기 등 뼈 건강과 관련이 깊은 시기에는 칼슘 섭취에 더욱 신경을 써주는 게 좋다. 특히 성인기 골 질량의 45~50%가 축적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칼슘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가 되면 뼈 형성이 뼈 용출보다 활발하기 때문에 뼈에 칼슘이 잘 침착할 수 있도록 혈중 칼슘 농도가 충분해야 하는데, 이때 만약 칼슘이 부족하면 키 성장 지연, 비만, 혈액순환 장애, 근육 경련 등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폐경기와 노년기에 접어들면 칼슘 흡수율이 감소하고 뼈에 있는 칼슘의 용출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급속도로 뼈가 약해지기 쉽다. 약해지다 못해 골다공증과 같은 뼈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칼슘 부족으로 인한 질병은 보통 뼈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 한정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칼슘이 부족하면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골다공증 외에도 여러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칼슘은 나트륨, 칼륨과 함께 신경전달에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체내에 칼슘이 오랫동안 부족하면 작은 일에도 심하게 분노하거나 우울해지는 등 감정조절이 힘들어지기 쉽다. 또한 칼슘이 뇌세포 성장과 유지에도 관여하므로 체내에 칼슘이 부족하면 기억력, 인지력 저하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실험용 생쥐의 뇌세포에 칼슘 이온 유입을 늘렸더니 기억력이 2배 이상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족한 칼슘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칼슘은 체내 흡수율이 낮은 영양소다. 식품에 따라 다르지만 칼슘은 음식물 섭취로는 25%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몸밖으로 배출된다. 이에 식품 섭취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짜고 달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칼슘 섭취가 더욱 어려운데, 염분은 체내의 칼슘을 배출하게 만들고, 당분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며 골밀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부족한 칼슘을 필요한 양만큼 채울 수 있을까?
#1 칼슘 함량이 높은 식품 꾸준히 섭취하기
칼슘 보충의 기본은 칼슘 함량이 높은 식품 섭취다. 칼슘은 우유, 치즈,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비롯해 멸치, 뱅어포 등 뼈째 먹는 작은 생선, 케일, 브로콜리, 청경채, 배추 같은 푸른 잎 채소, 김, 미역 등 해조류에 풍부하다.
[칼슘 흡수율]
우유 40%
멸치 25%
시금치 10%
칼슘은 식품에 따라 체내 흡수율이 다른데, 칼슘을 가장 잘 흡수시키는 식품은 단연 우유다. 우유는 섭취한 칼슘의 40%가 흡수되는데, 멸치 등 생선의 체내 흡수율은 25%, 시금치 등 채소는 10% 내외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흡수율이다. 이에 식품을 다양하게 챙겨 먹기 어렵다면 우유만이라도 매일 마실 것을 권한다.만약 유당불내증 등으로 우유를 먹기 힘들다면 치즈, 요구르트 등 다른 유제품으로 대체해 먹어도 좋다.
#2 영양제로 부족한 칼슘 꼼꼼하게 채우기
칼슘을 섭취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우유 등 유제품, 멸치 등 칼슘이 든 음식을 날마다 챙겨 먹기가 번거롭다면 칼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칼슘 영양제는 흡수율이 높은 식물성 해조칼슘과 칼슘이 고함량으로 들어 있는 탄산칼슘을 추천한다. 해조칼슘의 원료가 되는 해조류는 다공질의 벌집형 구조를 지니고, 인체에서 상승 작용을 하는 각종 연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해 체내 안전성과 대사율이 우수하다. 게다가 해조칼슘은 식물성이라 천연칼슘 중에서도 소화흡수율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 함량이 높은 탄산칼슘은 위산분비가 줄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으니 식후 곧바로 먹어야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칼슘 영양제로 칼슘을 섭취할 때 한 번에 500mg 이상씩 고함량으로 먹으면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섭취 간격을 최소 2시간으로 두고 하루 2~3회로 나눠 먹을 것을 권한다.
#3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와 함께 섭취하면 시너지 UP
칼슘은 그 자체만으로 흡수 효과가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칼슘의 흡수율을 확 올려주는 비결이 있으니 그건 바로 마그네슘과 비타민D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돕고 면역력까지 챙기는 역할을, 마그네슘은 비타민D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골격과 무기질 항상성, 골밀도 증가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 셋이 모이면 칼슘이 뼈에 잘 축적해 골밀도를 높여주기에 이 셋을 가리켜 '뼈 건강 3대 필수 영양소'라 부른다.
칼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콜라겐과 비타민C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콜라겐은 각종 미네랄을 저장하는 골 기질의 90%를 차지하는 성분이고, 질 좋은 콜라겐이 형성되려면 비타민C가 반드시 필요해 서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 우리 몸은 스스로 비타민C를 만들지 못하는 만큼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식품이나 보조제 섭취에 신경 쓰고, 칼슘 저장고의 역할을 하는 콜라겐 역시 잘 보충하자.
#4 칼슘 흡수를 높이는 일상 속 생활 습관
비타민D는 소장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도와 튼튼한 뼈를 만든다. 비타민D를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하루 20~30분 정도 피부에 햇빛이 닿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양을 채울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의식적으로 산책하는 습관을 들여 몸속 비타민D를 보충해보자.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도 체내 칼슘 흡수를 생각하면 조금은 줄이는 게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한 성인 하루 최대 카페인 섭취량은 400mg 이하지만,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카페인 수준은 하루 330mg 이상이다. 카페인 섭취 하루 권고량을 기준으로 이보다 적게 마셔도 뼈 건강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커피 브랜드와 컵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약 200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를 즐기는 건 뼈 건강을 위해서라도 참자. 홍차·녹차·탄산음료 등의 음료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섭취에 유의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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